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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음 배송 첫 번째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묶음 배송을 하는 라이더가 모두 그것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야.
물론 라이더마다 생각이 다르겠지, 돈을 많이 벌려면 결국 묶음 배송을 해야 하니까.
근데 많이 하면 클레임도 생기고 심하게는 반송도 생겨. 그런 위험을 견뎌가며 하는 것이자.
그리고 통에 음식이 많을 수록 넘어지거나 사고가 났을 경우 기사가 다 물어내야하는 위험까지 감수하는 거야.
처음 배달 대행을 시작하면 식당 위치도 모르고 주문 고객의 집 위치도 모르는 상태이지.
평소 주변 지리를 아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배달을 한다는 것은 만약에 있을 수 있는 오류를 점검하며 일을 해야하니까.
주소를 여러번 확인하게 되지.
그렇게 몇 차례 배달을 하다보면 식당 위치며 식당 특성이 쉽게 파악 되는데,
식당 정보가 머리에 정리 되는 거지.
정리하는 정보들은 대략 이런 형태야.
음식의 종류
매장 위치와 해당 특징
음식이 나오는 타이밍 또 연락을 하면 빨리 나올 수 있는가?
배달이 늦어지면 어떤 클레임이 있는가?
내가 배달을 하고 있는데, 이런 정보들이 머리속에 정리가 되었다고 상상해봐!
음식을 묶어야 할 때도 유용하고, 그냥 평상시에도 매우 유용해지는 거지. 그리고 굳이 정리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한 10번 가보면 자연스레 터득이 되는 거지.
경험상 보통은 연락을 하면 음식을 일찍 조리해주기는 하는데, 치킨이나 피자 종류를 보채도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을 때가 많았고, 당연하지만 식당이 바쁘면 조리 시간 단축이 어려운 경우도 많아.
그러니 매장들 특징을 많이 알면 배달 대행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최대한 효율적인 동선을 짜기 위해서 말야.
처음 일을 할 때 매니저가 강제 배차 오더를 넣고 연락을 해서 묶음을 알려주기도 했고,
어떤 사장님은 직접 배달을 하는 분이라 하는데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분도 계셨어.
바쁜 시간에는 다른 기사 배정이 늦거나 기사가 너무 늦게 와서 묶어서 직접 가달라고 요청하는 식당도 있었지.
그렇게 하나 씩 요령이 생기고 터득해가는데, 묶음 배송을 하면 아무래도 벌이가 좋아지니까
남들 모르게 흐믓해지기도 하고 즐거운 마음에 심장이 콩닥 거릴 때도 있었지.
그렇게 반복되고 익숙해지면 느슨해지기 마련이잖아.
느슨함 마음과 욕심 때문에 무리한 묶음이 시작되는 거지.
근거리의 경우는 대충 3개 정도 까지는 묶어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데, 4개 이상부터는 근거리라고 해도 조금의 변수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더라고.
그리고 묶은 음식을 빨리 가져다 줘야 한다는 강박도 생기기 때문에 운전도 난폭해지고 신호 위반이나 인도 주행 등 나쁜 운전으로 이어지는거지.
이게 일상이 되고 습관이 되는 것이 무서운 것 같아. 지금도 그런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라이더가 주변에 많이 있고, 도로에서 항상 보이지.
그리고 과하게 묶은 음식의 최악은 조리가 끝난 후 30~40분 후 음식을 먹는 고객이라고 생각해.
픽업은 제일 먼저 하고 제일 나중에 도착한 음식을 먹는 고객이 있을텐데
'내가 만약 그 고객이라면?' 이라는 생각을 항상하지.
그래서 난 일반적으로 2개 까지는 묶어도 3개 이상은 거의 안 묶어.
강제 배차가 아니고는 3개 이상을 묶는 경우는 거의 없어.
너무 바뻐서 다른 기사들의 동선이 꼬일 것 같은 경우에 한해서 내가 가는 동선에 겹치는 경우만 3개를 묶지.
그렇게 묶는 경우도 일종의 양심의 가책을 받아서 속으로 쫌 짜증이 나는 편이지.
암튼 묶음에 대해서 내가 가지는 생각은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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