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728x90

한달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어도 실제 배달을 하지 못했지. 생각해보면 남들의 시선이 두려웠나봐.

그러다 코로나 사태가 터졌어.

다들 기억하겠지만 '코로나' 라는 단어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무슨 감기가 대유행을 하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어.

처음 유투브에는 가짜 뉴스 같은 영상이 퍼지며 더욱 그렇게 확신했지.

시간이 지날 수록 코로나 사태가 쉽게 잡히는 사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 직장도 위험해졌는데, 수입도 줄어들고 회사가 없어질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돌았어.

와이프 역시 애들 학원비 때문에 다니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어졌어. 적지 않는 시간을 다녔던 곳인데, 사장님이 손님이 너무 줄었다며 딸과 함께 해야한다고 짤렸다고 하더라고..

뉴스에서 나오는 실직 사태가 우리의 일이 되어버렸지.

 

조금 일찍 퇴근을 하게 되었어. 자연스레 와이프와 새로운 아르바이트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를 이뤘지.

배달 대행, 택배, 다른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리 만만한 것이 보이지 않았지.

결국 마지막에 결정이 난 것은 잠시 해보려 알아본 배달 대행으로 결론이 났어.

뭐 솔직히 그냥 내가 돈을 더 버는 것이 가장 간단한 답이라는 생각이었지.

 

여러번 고민을 했지만 배민 커넥트는 결국 내가 포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알바 사이트에 공고를 보니 지역 배달 대행 업체가 여럿 있더라고,

익숙하게 봤던 생각대로, 부릉 등의 업체도 보였고 조금 생소한 날아가, 패스트콜 등 잘 모르는 업체들도 있었지.

집에서 가까운 업체부터 연락을 해서 면접을 봤어.

실사를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사무실 느낌이 딱 이랬어.

지저분한 사무실에 사장이라는 사람과 면접을 보는데 음... 당시 내 기분은 생략하겠어.

면접이라고는 하지만 이것은 면접은 아니었어. 배민 정도가 면접이라는 느낌이라면,

여긴 어려서 경험한 막노동 현장의 느낌이야.

사람이 꼭 필요하니 바로 나올 수 있느냐라는 느낌!

업무를 대충 설명해주고, '오토바이는 있냐.' '언제부터 일이 가능하냐.' 등을 물어봤지.

오토바이가 없다고 하니 사무실에 남는 오토바이가 있는데, 하루에 1만 5천원에 렌탈이 가능하니 그것으로 시작을 해보겠냐고 묻더라고.

처음 공고에 충전 거치대 무료 설치'라는 공고 글을 보고 전화한 것도 있었는데, 여러군데 면접을 보니 이것은 그냥 낚시더라고 충전 거치대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오토바이에 다들 설치되어 있고 해당 오토바이를 렌탈하면 굳이 설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였지.

면접을 본 모든 곳에서 오토바이 유무를 물어보더라고.

오토바이가 없다고 하니 비슷하게 하루 렌탈료 1만 3천원 ~ 1만 5천원 정도를 부르는데, 처음에는 배달 대행 회사가 아니라 오토바이 리스 회사인가 하는 오해가 되는 생각까지 들었지.

하루에 1만 3천원을 받는 회사는 한달에 40만원, 하루 1만 5천원 받는 회사는 한달에 45만원을 공제하고 돈을 준다고 하는거야.

 

여러곳의 면접을 보고 느낀 것이 여러개가 있는데,

먼저 사무실이 지저분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업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것이었지.

바뻐서 정신 없는 것과 쓰레기가 나뒹구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지.

전에 배민 면접을 봐서 그런지 배민 사무실과 매우 비교가 되었는데, 다시 배민커넥트에서 일을 할까 고민을 하기는 했어.

 

또 뭔가 배달 기사를 원하기는 하는데, '제대로 대접을 해주기 싫다.'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

아마도 배달 기사들 중 어린 친구들이 많은 것이 이런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

글을 쓰면서 나중에 제대로 깔껀데, 하나 정도 예를 들면 '산재보험' 가입을 거의 안 해주고 싶다는 느낌 같은 거지.

제대로 설명을 안 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산재보험 적용 제외 서류에 사인 좀 해주세요.' 뭐 이런 거지.

그 서류에 사인을 안 해주면 함께 일을 할 수 없어요. 같은 느낌.

이건 일을 해봐야 알꺼야. 글이나 말로는 설명이 너무 어려우니까.

 

그러다 그 중에서 사무실도 나름 깨끗하고 호의적인 사장이 운영하는 곳을 염두에 두었어.

나이는 나보다 많이 어렸는데, 면접 본 곳 중에 제일 무난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집에서 일부러 거리가 좀 있는 곳이 일하기에 편할 것 같아서 일을 하게 된다면 '이 곳에서 해야겠다.' 라고 마음에 찍어놨지.

 

그리고 실제로 일을 하려면 월50만원에 가까운 렌탈료를 주고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

투잡으로 할 계획인데 매달 저 정도 돈을 내면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지.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렌탈료를 내고 일을 하는 것도 아주 나쁜 것 같지는 않아. 이것도 나중에 설명해줄께.

해서 오토바이를 하나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