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행 하다보니 이상한 상황에 마주칠 때가 많아. 근데 잘못한 것이 없을 때 엄청 억울하고 풀리지 않을 때가 있지.
언젠가 종일 재미있게 픽업 후 배달을 수행하고 있었지.
B00 치킨 배달이었지. 평소 15분 만 지나면 전화가 오는 집이라 같은 가게에서도 묶음을 잘 안하는 집이었어. 또 그래서 일부러 신경을 쓰는 집이지.
작은 치킨을 들고 손님 집으로 향했어.
초인종을 눌렀더니 할아버지 한분과 할머니 한분이 나오는 거야.
대뜸 할아버지가
"좀 전에 치킨 왔는데! 또와!" 이렇게 말하는 거야. 그건 분명히 나에게 말하는 거였어. 왜냐면 할머니가 카드를 꺼낼 때 할머니에게 공손히 받아서 나에게 주었거든.
어플에는 [카드] 라고 적혀 있었어. 라이더는 [카드] 라고 적혀 있다면 당연히 손님에게 카드 결제를 받는 것이지.
할아버지가 준 카드로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엘베에서 남자가 내리는 거야. 아들이었지.
아들은 이미 결제를 했다고 하더라고, 짐작해보면 가게에서 실수를 했거나, 주문한 아들이 착각을 했을 수 있는 거지.
그럼 뭐 라이더는 뒤탈이 없게 하려면 매장에 전화해서 확인하는 것 밖에 없지.
아파트 였는데, 복도에서 매장에 전화를 하는데 아들이 마구 화를 내는 거야.
"이런 일이 없었는데... 아니 결제를 했다니까."
정말 전화벨이 울리고 있는데 저렇게 화를 내더라고..
"혹시 나중에 제가 다시 올 수가 있어서 확인 좀 하겠습니다."
하나도 긴박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 남자의 언성과 태도에 괜히 웃긴 상황이 되어 버렸지.
지나고 생각해보니 나도 배정 받은 다음 콜이 있어서 그 주문자에게 자초지종을 제대로 설명 못했구나 라는 반성도 있었어.
근데 또 생각해봐도 그렇게 화를 낼 일이 아닌데, 어떤 뭔가가 주문자의 자존심을 건드렸겠지.
부모님 앞에서 결제도 안한 음식을 보낼 위인으로 보였거나 뭐 그런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어.
선결제 주문을 매장에서 카드 결제로 올려 둔 거였지.
"뭐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야!"
이런 경우는 정말 흔하니까. 근데 저렇게 화를 내는 손님은 흔하지 않지.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았지만 배달 한 건에서 좋던 기분은 참 착찹해졌지.
결론은 "매장 사장님 및 점원님들 배달 기사 닥달만 하지 마시고 주문 오더 올리 실 때 좀 만 더 신경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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