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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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오토바이를 타고 음식을 배달 해봤어?

누가 처량하게 비를 맞으며 달리고 싶겠어?

솔직히 비 오는 날이면 출근 자체가 하기가 싫어. 맞으면 몸 상하는 것도 걱정되고, 괜히 감기라도 걸리면 낮에 다니는 곳에 지장을 줄지도 모르기도 하잖아.

하지만 서로 약속이니 비를 맞으며 달려야 하지.

이런 날이면 배달 주문은 더욱 많은데, 능숙하게 배달을 하는 동생들도 많이 쳐내지 못하는 것이 보여.

보통 오더 창에 콜이 쌓이지를 않거든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 피크 타임이나 잠깐 쌓이는 것을 보는데,

비가 오면 하루 종일 오더창에 콜이 쌓이지. 

일을 시작하고 처음 비가 왔을 때, 미처 우비를 준비하지 못했어.

날도 추운데 비가 오니 몸이 으슬거렸지.

너무 빠쁘니 눈치가 보여서 들어간다고 말도 못했어. 그리고 그냥 들어가려고 해도 남아서 일하는 동생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꾸역 꾸역 일을 쳐냈지.

원래 천천히 원픽 투픽하는 타입이니 비가 온다고 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아. 오토바이 속도가 좀 느려질 뿐이지.

그래도 마음은 하루 종일 바빠. 오더가 쌓이면 괜히 불안해져, 마이너스로 가는 저 콜이 괜히 나에게 강제배차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어김 없이 콜이 배정 되었다는 메시지가 알려주네. 이런 날은

"형님 미안해요. 처리 좀 해주세요."

이런 전화도 없어, 매니저도 일을 처리하느라 바쁜 거지!

그냥 묵묵히 일을 쳐내는 거지.

 

스로틀을 땡기지 못하겠어. 무섭거든...

도로가 타이어를 잡아 주지 못하는 것이 느껴져. 접지력이 형편 없다는 소리지.

식당들도 예민해져 있어. 그쪽도 주문이 많이 밀려 있고, 배달 기사들이 자주 늦는 거지.

좋게 이해해주는 매장도 있지만 까칠한 매장도 있어.

늦고 싶어서 늦는 것도 아닌데,

 

젠장 강제 배차 때문에 배달통에는 음식물이 4개나 있어. 지금부터 배달해도 마지막 고객은 최소 40분 후에나 먹게 되겠지.

배달을 할 때는 이런 생각할 겨를도 없어, 그냥 알고 있는 주소로 가서 동 호수 찾고 엘베 빨리 타고 고객에게 가져다 주는 거지.

 

우와! 대박!

메시지를 보니 '문앞에 음식물 놓고 전화주세요.' 라고 적혀 있어.

보통은 문앞에 놓고 벨 눌러 주세요. 문자 주세요 인데...

전화 달라는 사람들 심리가 궁금해.

코로나 때문에 문앞에 음식물 놓아 달라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왜 꼭 전화를 달라는 걸까?

이게 왜 귀찮은지는 직접 배달 대행을 해보면 알꺼야. 문자 정도면 서로 충분할 것 같은데...

 

비 오는 날은 매장에서도 손님에게도 싫은 소리를 많은 듣는 날 중 하나라서 멘탈 관리를 잘 해야 해.

잘 못하면 멘탈 한방이거든.

우천 할증 500원이 마음 한켠을 위로해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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