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어떤 기준

2020. 8. 4. 01:24
728x90

인간이라는 생명체로 태어나 세상을 살아보았다.

어려서는 타인이 이끄는 길을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막상 그 길을 걸으며 수 많은 의문이라는 갈증이 파고 들었다.

'아침에 도를 깨치면 죽어도 좋다.' 한창 치기 어린 시절 매우 좋아했던 문구였다.

도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것을 깨치면 죽어도 좋다니

이리 저리 치이며 많은 난관을 헤쳐보니 아직도 앞에 많은 난관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우리의 삶은 왜 이리도 험난하고 그 끝은 어딜까?

도통 알 수 없는 안개속에 같혀 있는 기분이었다.

 

딜레마는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것' 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아마도 우리의 삶은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리라

그렇게 바라보자 보다 단순해졌다.

차라리 진리는 그렇게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합리화를 하며 단순하게 바라보는 훈련을 하고 싶었다.

 

다행히 그런 훈련에 큰 도움을 주는 스승을 만날 수 있었다.

김상욱 교수의 강의는 세상을 바라보는 훈련에 큰 도움을 주는 분이다.

물리학?

과거에는 눈길조차 준 적이 없는 학문이었다.

'물리? 먹는 건가?' 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에게 해당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교수님의 강의는 보다 현명하게 세상을 보는 눈을 갖추게 해주었다.

 

빛은 어둠의 부재다.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대하여>

지금은 상식이 된 지동설(태양이 우주 혹은 태양계 중심에 있고 나머지 행성들이 그 주위를 공전한다는 우주관)은 우리가 사는 지구가 원으로 되어 있고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것을 믿을 수 있는가? 지구가 평평하지 않고 둥글며 지금도 계속 돌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음 깊이 그것을 믿는다면 왜? 믿고 있는지 의심을 해본적이 있을까?

심지어 당시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지동설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밝혀내었다. 태양은 우주의 중심에 있지 않다는 말이다.

 

저기 보이는 점 하나하나가 모두 태양과 같다고 한다.

멀리 떨어진 저 별이라고 부르는 존재가 가까워지면 태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은하에만 태양과 같은 별이 모두 천억개라고 한다.

'천억개' 헤아릴 수 있는가? 놀라운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은하가 우주에 너무 많아서 이제는 이름조차 붙이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이 가진 기술력으로는 모두 알 수가 없는지 교수님은

"망원경이 좋아지면 많아짐." 이라고 한다.

교과서에서 말해주는 답인 2007년까지 관측된 은하의 수는 약 천억개라고 한다.

그럼 대충 태양과 같은 별이 천억개 x 천억개라는 소리이다. 이 조차 망원경이 많아지면 더 추가될 소식이다.

바로 말을 해주신다 2015년 망원경이 발전하여 지금은 1조개의 은하를 발견했다.

음... 1조개 x 천억개의 태양이 존재한다. 숫자로 적어보면

1,000,000,000,000,000,000,000,000,000 x 100,000,000,000,000,000,000,000,000 =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이만큼의 태양이 있다고 한다.

숫자를 적으며 웃음이 나온다. 정말 영을 하나 빼먹어도 모르겠다.

그것이 교훈이다. 태양을 누가 손으로 하나 지워도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할 것이다.

우주의 스케일에서 보면 태양은 '아무것도 아니랄 사실!'

 

 

그런 태양 주위를 도는 작은 행성이 있다. 태양 부피의 120만 분의 1 밖에 되지 않아, 외계인이 지나가도 모르고 지나칠 확률이 큰 바로 그런 행성.

"지구이다."

 

지구에서 약 4.3광년 떨어진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 지구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별이다.

만약 그곳에 친구가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여보세요" 라는 단어를 전달하는데, 4.3년이 걸린다. 빛의 속도로 전달을 해도 말이다.

다시 친구의 "여보세요" 라는 단어를 듣는데는 8.6년이 걸릴 것이다.

우리가 그 센타우리의 모습을 본다면 그것은 4년 전의 모습이다.

우리가 보는 우주의 모습은 우주의 전 역사를 통째로 보여주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어리석어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것이다.

 

태양과 지구의 거리는 약 1억 5천만km, 빛의 속도로 8분이다.

지구에서 제일 가까운 별인 태양은 빛의 속도로 8분이고, 두 번째로 가까운 센타우리는 4년이 걸리는 것이다.

즉 태양은 정상적으로 지구와 가까운 것이 아니라 매우 이상하게 가까운 별인 것이다.

그렇기에 태양이 있을 때 우주의 모습이 평균적인 것이 아니라 태양이 없을 때 우주의 모습이 평균적인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우주는 어둡고 빛은 어둠이 없는 것' 이다.

밝은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밝음은 태양 때문이며,

우주 자체는 어둡고 당연한 것은 어두운 것이다.

 

이런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임마누엘 칸트는

"우주의 시작점이 있는지 없는지는 인간의 이성으로 답을 할 수 없는 문제다." 라고 말했다.

무한한 시간 속에 어떤 지점을 시작점으로 잡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작이 없는가? 시작이 없다고 해도 이상한 것이다.

시작이 없다는 것은 이전에 존재한 시간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슈타인의 장방정식에 따르면 우주에는 시작점이 있을 확률이 크다.

한 점에서 시작하여 팽창하거나 수축하는 것이 올바른 답일 확률이 크며,

우주의 탄생과 시간은 같이 생겨났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시간이 존재하기 전에 무엇이 존재했는지 오늘날 물리학자들도 모른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빅뱅 이론 이다.' 인데,

이 빅뱅 이론이 옳다는 것은 위대한 물리학자가 풀어낸 이론이 맞아서가 아니라

과학은 무조건 실험적, 물질적 증거 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의 과학이 가지는 종교와 철학과의 차이점이다.

이 부분에서 뭔가를 느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많은 인연과 나 스스로에게도 신뢰를 하지 못했던 바로 그 지점이었다.

많은 종교인과 철학자들의 말과 글에 완전히 동의하지 못하고 신뢰감을 말하지 못했던 바로 그것이었다.

과학과 종교와 철학과의 차이!

 

이론이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을 설명하지 못하면 틀리는 것... (또한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와도 다르다.)

빅뱅 이론이 맞다는 건 수 많은 실험을 통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증거에서 추론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왜 빅뱅이 중요한 것인가?

 

우리의 탐험이 끝나는 때는 시작이 어딘지 알아내는 순간이다. - T.S 엘리엇

지금 이 순간에도 끝없이 질문하는 것!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바로 이 질문이기 때문이다.

바로 존재에 대한 모든 질문은 사실 시작점에 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리학은 아직 빅뱅의 순간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갖고 있지 않다.

빅뱅의 순간 우주는 한 점이었을테고, 그렇게 작은 점을 기술하려면 양자역학이 필요하고,

우주 전체의 질량이 한 점에 있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높은 밀도이며, 그것을 기술하려면 상대성 이론이 필요하다.

그래서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조화롭게 기술하는 어떤 이론이 필요하다.

현재는 이론은 존재하지 않고, 앞으로 나올 가능성에 '통일장 이론' 이라는 이름만 붙여둔 상태이다.

 

유클리드의 <기하학원론>의 일부이다.

당시 그리스 수학을 모두 모아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한 것으로,

삼각형의 합동조건, 이등변삼각형, 피타고라스의 정리

"기억난다. 책을 덮었던 기억이 난다."

유클리드가 쓴 기하학원론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책이 쓰여진 방식도 중요하다.

이 책은 정의와 공리가 나오고, 정의와 공리로부터 나올 수 있는 모든 논리적 귀결을 쓴 것이다.

정의는 이름을 부여한 것이다.

공리는 그 문장을 참으로 정의하겠다는 것이다.

유클리드의 기하학은 이름을 준 것과 그것이 무조건 맞다고 한 것을 써놓고,

이것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써 놓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 나온 모든 문장은 '단 한 문장도 틀리지 않는다.' 는 것이다.

 

과학이 수학을 언어로 쓰는 이유는 어떤 과학 이론이든 수학으로 쓰여지는 순간 과정이 맞다면 그 이론은 다 맞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학을 쓰는 것이다.

 

유클리드 기하학의 첫 번째 정의!

"점은 부분이 없는 것이다."